2011년 11월 01일
책 소개, <최무영 교수의 물리학 강의>
자연과학 중에서도 가장 기초가 되는 분야가 물리학이라는 사실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자연의 모든 법칙은 근본적으로 물리 법칙에 귀결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초’라는 말과 어울리지 않게 물리학을 배우는 데는 상당한 통찰력이 요구된다. 그런 만만치 않은 과목을 물리학 비전공자에게 가르친다는 것이 잘 상상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여기, 실제로 그걸 시도한 사람이 있다. 바로 내가 소개할 책의 저자이다.
내가 소개할 책은 <최무영 교수의 물리학 강의>란 책이다. 물리학을 어려워하는 사람은 듣기만 해도 손사래가 쳐질 것이다. 하지만 예상과는 다르게 이 책은 읽기도 힘든 물리공식을 써놓고 어려운 물리학을 가르치려는 그런 책이 아니다. 이 책은 물리학과 교수인 저자가 ‘비전공자’들을 대상으로 한 강의를 바탕으로 쓰였다. 거기에는 물리학이 아닌 자연과학 분야를 전공하는 사람들도 있겠고, 물리학의 ‘물’자도 모르는 인문학 전공자도 있을 것이다. 물리가 어렵고 딱딱하다는 생각을 가졌던 사람들이 이 강의를 듣고 난 후, 책을 읽고 난 후에 어떤 것을 느꼈으며, 생각이 어떻게 달라졌을까? 궁금하다면 당장 읽어보기를 권한다!
책의 서두에서 저자는 ‘과학이란 무엇인가?’를 논한다. 그러면서 자연과학이 결코 인문학과 유리된 것이 아님을 강조한다. 많은 사람들의 편견을 깨는 대목이다. 이제껏 문과, 이과로 나뉘어 각자 배웠던 두 학문이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 당혹스러울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를 알아가면서 이내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특히 ‘과학은 문화의 중요한 근간’이라며 과학과 문화의 불가분성을 역설하는 대목에서는 그동안 과학자나 공학자만 알면 되고 일반인은 몰라도 된다고 생각했던 과학이 우리의 일상생활에 주는 참된 의미는 무엇인지 생각게 한다. 그렇게 고정관념을 깨는 서두가 지나간 후, 저자는 본격적으로 물리학에 대해 말하기 시작한다. 아마 물리학을 공부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음을 공감할 것이다. 눈으로 보면 마냥 신기하고 아름다운 자연현상을 왜 이상한 과학자 이름이 들어간 식으로, 법칙으로 풀어내려고 하는지 이해하지 못하겠고 혹자는 학문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감까지 들기도 했을 것이다. 여기에 대한 답을 이 책은 제시한다. 천체의 움직임이 신기해 이를 연구했던 중세의 천문학과 물리학이 눈부시게 발전할 수 있는 토대가 된 뉴턴의 고전역학부터 시작해서 현대에 이르러 중요해진 현대물리학의 여러 분야까지 물리학의 전반적인 내용을 다루면서도 결코 딱딱하지 않게, 이론이 등장한 당시의 역사적 상황 등에 대한 설명을 곁들이며 마치 하나의 이야기를 듣듯이 풀어나간 점은 읽는 내내 책에 빠져들어 집중하게 한다. 또한 책의 중간 중간에 저자는 자신의 주관을 뚜렷하게 피력하는데, 저자의 생각을 조금씩 알아가면서 나는 저자의 인문학적 통찰력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책을 쓴 최무영 교수처럼 우리 주변에는 대중들이 과학에 더욱 관심을 가지고 친해질 수 있도록 노력하는 사람들이나 과학자로서 우리 사회에 관심을 가지고 좋은 글을 쓰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몇 해 전 TV 프로그램 추천도서로 선정되었던 <과학콘서트>의 저자인 정재승 교수나, 고등학교 국어책에 등장하는 최재천 교수 등이 그 좋은 예이다. 이들이 공통적으로 주장하는 바가 있다. 바로 인문학을 모르는 과학자와 과학을 모르는 인문학자는 결코 참된 지식인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정재승 교수는 이런 사람들을 ‘절름발이 지식인’이라 칭했다. 앞으로 한국사회를 이끌어 갈 인재라면 이런 마음가짐을 꼭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남의 학문을 인정하고 이해하려는 태도, 나아가 기꺼이 배울 수 있는 자세를 갖춘 사람만이 진정한 인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사람이 되는 첫걸음을 내가 추천한 이 책, <최무영 교수의 물리학 강의>와 함께하는 것은 어떨까?
# by | 2011/11/01 21:36 | 마음의 양식 | 트랙백 | 덧글(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