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07월 08일
국카스텐에 빠지다.

일전에 국카스텐이라는 이름이 사람들 사이에서 한창 회자될 때가 있어서 실력 있는 밴드라는 인식만 가지고 있었다.
과외하는 학생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던 도중에 음악 얘기를 하다가 국카스텐 얘기가 나왔다.
아는 척 좀 해보려고 "'거울'이 걔네 거 아냐?" 했는데 집에 돌아오는 버스에서 생각해보니 난 그 노래를 들어본 적이 없었다.
집에 와서 당장 들어봤다.
듣자마자 제일 처음 든 생각은 '음악색깔이 참 독특하네.'였다.
중독성 있는 기타 리프와 사이키델릭한 사운드, 난해한 은유들로 가득 찬 가사까지…….
(개인적으로 이런 류의 가사에는 그다지 끌리지 않는다. 장기하나 10cm의 직설적이다 못해 적나라한 표현도 좋고 7,80년대 포크 가수들의 시적인 표현도 좋지만 국카스텐의 가사는 둘 중 어느 축에도 끼지 않는 것 같다.)
그렇지만 정말 중독성이 강하다. 며칠동안 '거울'만 듣다가 결국 EP앨범과 정규 1집을 질렀다.
전곡을 쭉 들어볼 때도 적응이 참 안 됐다. 이런 느낌의 음악을 여지껏 접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 중 'Vitriol'이란 노래를 들을 때 갑자기 생각났다. 나는 국카스텐을 TV에서 딱 한 번 본 적이 있다.
그게 <음악여행 라라라>에서 f(x)와 함께 Vitriol을 공연한 것이었다. 이때 네티즌들 반응이 f(x)에 참 부정적이었던 게 기억난다.
어느 잡지에 실린 국카스텐의 인터뷰를 봐도 그들 역시 f(x)와 같이 공연하는 것을 달가워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아래는 그 인터뷰 중 일부와 공연 영상.
- 지금은 폐지된 음악방송 '라라라'에서 f(x)하고 합동 공연이 인상적이었다. 루나가 노래를 발랄하게 잘 불렀다.
이정길 : 사실 비트리올이 그렇게 신나게 부를 노래는 아니었다.
하현우 : 그냥 일처럼 해결했다. f(x)보다 방송국에 기대를 했다. 단순한 합주가 아닌 다양한 시도를 할 줄 알았는데 그냥 붙여만 놓는 수준이었다. 그래서 재미없었다.
인터뷰가 참 거침없는데 유희열의 스케치북 출연 당시 했던 인터뷰도 특이하다.
적응하기 어려워 잠시 봉인해 두었던 앨범을 다시 꺼낸 것은 단 하나의 라이브 영상 덕분이었다.
작년 겨울에 공연했던 '붉은 밭'의 어쿠스틱 버전이 그것인데, 완벽한 라이브에 반해버렸다.
어쿠스틱 버전으로 이런 소리를 낼 수 있다는 데에 감탄했고 이펙터를 이용한 소리가 귀를 사로잡았다.
실제로 국카스텐이 공연할 때 무대에 잡다한 이펙터를 한가득 가지고 올라간다고 한다.
특히 마이크를 잡아먹을 듯이 마이크에 바짝 갖다 댄 입술과 자신의 음악에 심취한 듯한 하현우의 동작들이 압권이었다.
(마이크 잡아먹는 거 하면 생각나는 사람이 또 한 사람이 있긴 하다. ㅋㅋ)
음악하는 게 참 행복해 보였다.
요새는 1집을 반복해서 듣고 있다. 적응이 되니 노래들이 하나같이 참 좋다.
처음엔 '거울'과 'Vitriol'에 꽂혔고 이제는 '붉은 밭' 어쿠스틱 버전과(개인적으로 어쿠스틱 버전이 더 좋다.) 'Faust'에 꽂혔다.
음악을 듣다 보면 그 음악의 특정 요소에 확 꽂혀서 중독되는 경우가 있는데 'Faust'가 그런 경우다. 이 노래만 며칠 계속 들은 듯.
'국카스텐'이란 이름, 참 잘 지었다. 그들의 음악을 듣다보면 정말 만화경을 들여다보는 느낌이다.
앞으로 더 다양한 시도와 환상적인 연주로 그들의 색깔을 표현해주길 기대해본다. 내 귀가 참 즐거울 것이다.
한 뮤지션에 빠져서 한참 듣고 헤어나올 때 쯤이면 다시 다른 뮤지션에 빠지게 되는 요즘, 음악 듣는 게 너무 즐겁다!
# by | 2011/07/08 02:17 | 소리音 즐거울樂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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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만 알다가 여기서 첨 드는데 확 꽂히네요!!
이정도면 사이키델릭이아니라 사이코델릭같은데 ㅋㅋㅋ 아 좋군요.
초은 님은 저랑 좋아하는 음악이 비슷하신 것 같아요!
저도 초은 님이 추천해주시는 음악은 정말 다 좋거든요~
앞으로 좋은 노래 많이많이 공유해서 들어봐요^^